UX Column


UX, 미래의 프레임을 찾아서


여준희 LG전자 UX연구실 UX Innovation팀 팀장  junhee.yeo@lge.com




우리가 일하고 있는 사용자경험 디자인 분야에도 프레임효과[각주:1]를 활용하고 있다. 상품 또는 서비스를 고객(User)에게 판매하기 유리하도록 프레임(UX)을 만들어 그 속에 들어온(Buy) 고객이 빠져나가지 못하게(Lock-in) 하는 것이 기업이 추구하는 UX의 목적이다. 인간을 위해 디자인했다고 외치고, 사용자를 위한 UX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유리한 프레임(콘텐츠 생태계, 플랫폼 등 여러 가지 단어로 포장되어 있다)을 만들고 있고, 결국은 고객을 오랫동안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해야 냉혹한 시장경제 환경의 강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절대 강자는 없다




그림1. 가이 가와사키 [출처 : http://readwrite.com/]


2012 12 Cult of Mac설립자이며, IT업계에서 대표적인 Mac 전도사로 유명한 가이 카와사키가 iOS를 버리고 안드로이드로 전향했다. 80년 대부터 Mac evangelist로 활동 했던 가이 카와사키는 아이폰에서 4G LTE폰인 Droid RAZR Maxx로 바꾼 뒤 현재 Samsung Galaxy S3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RWW[각주:2]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사랑에 빠졌고, 넥서스7을 구입해 태블릿에서도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게 큰 아이러니는 애플의 슬로건이 '다르게 생각하라'는 것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다르게 생각한다면, 안드로이드를 보게 될 것이다" 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Shock And Awe: Apple Legend Guy Kawasaki Has Become A Hardcore Android Fan






예전에는 한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경쟁사의 다른 제품 또는 서비스로 전환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금전적인 부분은 제외 하더라도)이 발생했다. 이럴 때 발생하는 비용이 곧 전환비용(switching cost)라 한다. 전환비용이 많이 발생하던 시절에는 사용자를 자신의 제품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 쉬웠고, 더불어 어떤 기업이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쉬웠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해진 환경을 쉽게 떠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던 것도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디지털기기를 바꾸는데 드는 전환비용이 굉장히 저렴해져 어떤 한 기업이 시장의 절대 강자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예전만큼 쉽지는 않다. 사람들 또한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경험에 충실해지고 있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얽매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불확실성의 시대라고도 이야기 하고 있고 알 수 없는 중장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해져 기업은 1~2년 후의 전략에 집중하고 나름의 ''을 세우고 있는 듯 하다. 고객을 자신들의 프레임 (UX) 속에 가두고 있다고 생각한 기업들이 자신들의 프레임 속에 스스로 갇혀버린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그렇다면 무엇을 알아야 하나?



요즘에는 소위 ‘UX를 한다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대학에서도 UX 관련 학과나 과목들이 개설되고 운영되고 있다. 통섭교육을 강조하며, 새롭게 신설된 과정에서 교수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학생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몰라 동시에 혼란을 겪는(?) 현상을 목격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정규 교과과정(formal learning)으로는 익히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011유튜브에 올라온 잡지를 아이패드로 착각하는 아기 동영상이 미국 CBS 뉴스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새로운 자극에 의해 형성된 프레임이 한 살짜리 아기에게 잡지를 아이패드로 착각하게 만든 건 아닐까? 그냥 한 순간의 재밋꺼리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쉽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분명히 다음 세대 사람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 왔던 것과 동일한(적어도 비슷한) 프레임에 견줘 대상을 인지하고 행동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미래의 고객)들이 경험하고 형성하고 있는 프레임은 과연 무엇일까? 미래의 고객들이 경험하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리도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

 



 일하면서 호기심 충족하기



필자가 일하고 있는 연구소에는 공식적으로 주어진 업무 외에도 자발적으로 하는 활동들이 있다. ‘사사불이(社私不二)’, ‘1 Project / 1 Week’ 같은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사사불이’ 활동은회사와 내가 둘이 아니다라는 다소 묘한(?)느낌을 주는 말이기도 하지만젓갈 담그기’, ‘케이크 만들기’, ‘김장 담그기와 같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활동을 하면서 제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거나 제품 사용자 입장을 직접 경험해 보는 비공식적인 활동이다.



1 Project 1 Week

그림2. 1 Project 1 Week


1 Project / 1 Week’는 일주일에 한 개씩 프로젝트를 끝내는 것으로, 한마디로 말하면한번 해보자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출발은 우리가 매일매일 일하면서 궁금했던 것들이나어라 이거 괜찮은 아이디언데?”하면서 말만하고 흘려 보냈던 것들을한번 실제로 만들어 볼까?”라는 아주 심플한 생각에서 시작됐다.


뭐든 직접 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정해진 분야도 없이 어떤 아이디어라도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프로젝트를 한다.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없고 자발적 활동이라 강제성도 없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라고는 시작하면 무조건 일주일 안에 끝내는 것뿐이다. 매주 하나씩 끝낸다면 한해 동안 52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하게 되는데, 휴가도 가고 바쁠 때는 건너 뛴다고 해도 어림잡아 40여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그만큼 우리의 호기심도 해결되는 셈이다.


1 Project / 1 Week

그림3. 1 Project 1 Week


거창한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활동은 아니지만 이런 자발적인 활동들을 통해 실제 업무에서의 문제점이 해결되기도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생겨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고 있는, 만들고자 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어떤 경험이 될 것인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은 우리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의 틀(프레임)에 대해 보다 명확한 이해를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고 호기심을 해결하는 이와 같은 활동이야 말로 학교나 책을 통해선 배울 수 없는 UX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갖추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 한다.


오늘도 우리 연구소 사람들은이걸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생각하며 새로운 경험의 틀(프레임)을 만들고 있다.


1 Project 1 Week

그림4. 1 Project 1 Week




  1. 프레임효과 :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대니얼 캐너먼은 같은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제공하는 실험을 통해 이 같은 프레임 효과가 사람의 행동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했는데 지방 성분 함량이 동일한 우유를 한 쪽에는 무 지방 90% 우유, 다른 한 쪽에는 지방 10%가 함유된 우유라고 제공 했을 때 무지방 90% 우유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밝힌 것이 대표적인 실험 사례다. [본문으로]
  2. ReadWriteWeb: 2003년 시작된 대표적인 IT/Web 전문 뉴스 블로그(readwrite.com) [본문으로]





Posted by kipf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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